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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모든 소리와 모양이 중도 아님이 없다는 원리에 눈뜨는 단계(理
卽), 부처님의 가르침을 학습하는 단계(名字卽), 가르침에 따라 관조의 수
행을 실천하는 단계(觀行卽), 진리에 근접한 눈뜸에 도달하는 단계(相似
卽), 차례대로 번뇌를 타파하고 진여를 증득해 가는 단계(分證卽), 궁극
의 깨달음 단계(究竟卽)로 나뉜다.
이 논리는 초주에서 묘각에 이르기까지를 6단계의 지위로 분명하게
나누어 깨달음을 자처하는 넘침의 가능성을 차단한다. 그와 동시에 이
모든 단계가 곧(卽) 부처의 구경각과 다르지 않음을 함께 말함으로써 수
행의 용기를 꺾는 일이 없도록 이끈다. 천태스님은 이것을 6즉불 논리
의 특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구경각만을 인정하는 성철스님의 입장에서 보면 천태의 교리
는 결국 분파분증의 해오점수론에 해당한다. 그 근거가 되는 것이 이
인용문이다. 여기에서 10주 초주에 무상정등각을 이룬다는 것이 원교
의 원리라는 점, 초주는 진정한 원인(眞因)의 자리이지 진정한 결과(眞果)
로서의 묘각은 아니라는 점, 그러므로 이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
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철스님은 이에 근거하여 천태스님의
초주 견성이 묘각을 향한 출발점에 해당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도달
점을 가리키는 선종의 견성과 판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14-5】 1) ①初發心住中에 卽能頓證佛果法門이니라
2) 十住初首에 便卽見性하야 起法身智慧하야 便成正覺하느니라
3) 十住初心에 正證如來佛果智法②門하느니라
4) 十住之首에 位齊佛果니라
5) 事事融通하야 ③[通而互收故,] 重重無盡하니 悟此則全同佛果
라 方是圓因④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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