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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중무진과 중복되는 표현이므로 이를 생략한 것이다.
④의 ‘이니라’로 되어 있는 한글 현토는 ‘이니이다’의 오류이다. 규봉스
님이 공부하는 입장에서 대스승인 청량국사에게 올리는 편지글이기 때
문이다. 성철스님도 이를 감안하여 번역문에서는 ‘바야흐로 원교圓敎의
인因이니이다’와 같이 올림체로 옮겼다. 그러므로 원문의 현토 ‘이니라’
가 편집상의 오류임을 알 수 있다.
⑤의 ‘이와 같이 보살의 다섯 지위 가운데 10주에서 10지에 이르기
까지(如是菩薩五位之中, 十住十地)’라는 구절이 생략되었다. 여기에서 말하
는 보살의 다섯 지위는 문맥상 10주, 10행, 10회향, 10지와 등각을 가
리킨다. 그런데 원문에서는 다섯 지위라 해 놓고 10주와 10지의 두 지
위만 적시했다. 전체적 문맥으로 읽는다면 그것이 전체를 대표하는 것
임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⑥에서는 ‘이전已前’을 ‘이전以前’으로 바꾸어 표현하였다. 엄밀히 보자
면 ‘이전以前’이 한문 문법에 적절한 표현이다. 다만 불경에서 ‘이전已前’
과 ‘이전以前’은 통용 관계에 있다. 문법적 정확성을 추구한 교정에 해당
한다. 성철스님은 수행과 깨달음은 물론이고, 문자적 표현에 있어서까
지 옳고 바름에 대해 집중하는 입장을 취한다. 단순한 문자적 교정의
실천이지만 ‘바름’에 집중하는 성철스님의 체질에 기인하는 것으로 이해
된다는 말이다.
【14-6】 1) 十住 十行 十迴向에 得一分如來同體大智하며 得一分
如來同體大①[之]行이니라
2) 初地已來로 至七地는 是順無生忍이요 八地에 方名得無生忍이
니 八地已前엔 ②[有爲無爲,] 皆有覺觀修學이나 至此八③地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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