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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는 10주 초심에서 10지에 이르기까지 지위를 밟아 나가면서 진여

            를 부분적으로 증득한다는 의미에서 분진즉分眞卽이라 부른다는 것을
            밝히는 문장이다.

               청량스님은 법신, 반야, 해탈의 열반3덕을 설명하면서 천태스님의 6
            즉불六卽佛의 구조를 차용한다. 이에 의하면 이치 이대로 열반3덕(理卽

            三德)이다. 그래서 번뇌가 곧 반야이고, 업을 지음이 곧 해탈이며, 고해
            의 과보가 곧 법신이다. 미혹하여 세 가지 오염이 일어났지만 그 본체

            는 열반3덕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교리 공부 이대로 3덕(名字三德)이
            다. 원교의 이치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곧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세 번

            째는 관조수행 이대로 3덕(觀行三德)이다. 3덕을 부족함 없이 닦으면 모
            든 장애가 잦아들고 모든 이치에 밝게 된다는 뜻이다. 네 번째는 비슷

            한 차원 이대로 3덕(相似三德)이다. 6근이 청정한 법신이 마치 유리와 같
            아 법계의 실상을 밝게 비추며 업에 묶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섯 번

            째는 부분적 증득 이대로 3덕(分眞三德)이다. 초발심의 초주에서 여래의
            한 몸을 증득하여 무량한 몸으로 설법하는 지혜를 얻으며 그 하는 일

            에 자재하다는 뜻이다. 여섯 번째는 궁극의 3덕(究竟三德)으로서의 여래
            이다. 이와 같이 각 단계 그대로 이미 3덕인 동시에 각 단계에 따라 차

            별이 있음을 밝히는 것이 6즉3덕의 논리로서 원교의 특징을 잘 드러내
            고 있다.

               성철스님은 이 6즉3덕의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분진즉에 대한 설명
            을 인용하였다. 이를 통해 화엄 역시 실천적 입장에서 결국은 분수분

            득分修分得이 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차별적 차원에서 보면
            6즉3덕 전체가 모두 분수분득이 되겠지만 특히 분진즉을 택하여 인용

            한 것은 그것이 특히 부분적 증득과 점수를 주제로 설하고 있기 때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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