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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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것이다. 어느 경우나 이 문맥에 의하면 설법을 많이 듣는 일은
죄가 없다. 오직 바른 실천이 문제가 될 뿐이다. 현수스님은 이 아홉 가
지의 비유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428
1) 물속에 있으면서 물을 마시면 빠져 죽을까 봐 목말라 죽는 사람
의 비유: 설법대로 실천하지 않는 일
2) 많은 음식을 보시받고도 먹지 않아 굶어 죽는 사람의 비유: 언
어 문자만 따르고 생각을 하지 않는 일
3) 모든 처방을 알면서도 자기 병을 고치지 못하는 의사의 비유: 문
자에만 밝고 실천에 어두운 일
4) 종일 남의 보물을 세지만 자신의 몫은 반푼도 없는 가난한 사람
의 비유: 자기의 몫이 아니라고 여기는 일이나 문자에만 탐닉하
느라 실천을 하지 못하는 일
5) 무궁한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데 업장 때문에 가난한 왕자의
비유: 악업이 장애가 되는 일
6) 음악을 남에게 들려주면서도 자신은 듣지 못하는 귀먹은 이의
비유: 자기가 말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일
7) 본래 익힌 그림 실력으로 남에게 보여주면서도 자신은 보지 못
하는 눈먼 이의 비유: 자기에게 갖춰진 도리를 보지 못하는 일
8) 사람들을 건네 구해 주면서도 자기는 구하지 못하는 바닷길 안
내인의 비유: 자신은 실천하지 않고 남을 돕는 일
9) 대중에게 뛰어나고 오묘한 일을 말하는 데 뛰어나지만 스스로에
게는 실속이 없는 이의 비유: 잘못을 감추고 옳음을 드러내는 일
들은 대로 실천하지 않으므로 문제가 된다는 해설이 주를 이루고 있
428 華嚴經探玄記』(T35, p.176c).
『
제15장 다문지해 · 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