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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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法性은 圓融無二相하니 諸法이 不動本來寂이라 無名無

                相絕一切하야 證知①[智]所知요 非餘境이로다



                선문정로  ②일체 만법의 근원인 진여자성은 원융무애圓融無礙하여 ③
                유무·선악 등의 2상二相을 초월하였다. ④이 절대적인 제법이 응연

                부동凝然不動하여 본래로 공공적적空空寂寂하다. 이 법성은 명언名言과
                형상形相이 전무하여 일체 ⑤돈절頓絶하였으니, ⑥구경무심의 증지證

                知로써 도달할 것이요 기타의 어떤 경계로써도 측량하지 못한다.



                현대어역  만법과 성품은 원융하여 두 가지 모양이 없으므로, 모든 현
                상이 있는 그대로 본래 공적하다.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일체를

                끊었으므로 깨달은 지혜로만 알 수 있는 것이지 다른 경계로는 알
                수 없다.



             [해설]  출전이 되는 의상스님의 「법성게」는 『화엄경』의 요체를 간략하

             게 드러낸 명문장이다. 일체의 현상을 드러내는 바탕으로서의 본성이
             있다. 그것은 별도의 모양을 갖지 않는다. 바탕인 본성과 드러난 현상

             이 둘이 아니어서 하나가 전체이고 전체가 하나이다. 이것이 진성연기眞
             性緣起의 도리이다.

                그러므로 현상을 거두어 본질로 돌아갈 일이 없고, 본질을 펼쳐 현
             상으로 확산할 일이 없다. 현상 이대로 본질이고, 본질 이대로 현상이

             기 때문이다. 중생이 곧 부처이고, 번뇌가 곧 보리이기 때문이다. 이것
             은 앎과 이해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다만 진정으로 자아와 대상에 대

             한 분별과 집착을 내려놓고, 다시 더 나아가 미세한 무명의 뿌리까지
             남김없이 끊어낸 무심의 현장이라면 그것은 명약관화하다.




                                                            제15장 다문지해 · 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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