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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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머물지 않는다는 앎과 이해도 짓지 않으며, 나아가 그러한 앎과 이
해조차 없다면 그것이 대선지식이고 부처님이다.
백장스님은 이와 같이 의지하고 머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불교
의 가르침이고 수행의 요체임을 거듭 밝히고 있다. 성철스님은 부처 외
의 다른 차원을 인정하는 것은 전부 외도이고 마설이라는 말을 보여주
기 위해 이를 인용하였다. 그래서 해오점수를 배격한다. 이것을 거론하
는 순간, 이미 의지하고 머무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①과 같이 ‘의주依住’에서 ‘의依’ 자가 빠져 있는데, 번역문은 ‘일체 유
무의 제법에 의주依住하지 않고’로 되어 있다. 편집 과정에서 일어난 단
순 탈자이므로 복원되어야 한다.
②에서는 ‘운云’ 자를 ‘명名’ 자로 바꾸었는데 뜻에는 변화가 없다. 바
로 뒤에 오는 모든 구절이 ‘명名’으로 끝나므로 표현의 통일성을 기하고
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라 한다(名)’는 동일한 뜻을 표현하는 데 문자
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15-12】 古人의 授記는 終不錯하니 如今에 立知解爲宗①者는
卽荷澤이 是也니라
선문정로 고인古人의 수기授記는 전혀 착오가 없으니 지금 지해知解를
광립廣立하여 종지로 삼는 자는 곧 하택신회荷澤神會이다.
현대어역 6조스님의 예언은 결국 틀리지 않았다. 오늘날의 지해종을
세운 것은 바로 하택신회이다.
[해설] 법안스님의 설법에서 가져왔다. 하택스님은 남종의 돈오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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