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7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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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러하므로 문자에 탐닉한다면 설상가상이 된다. 깨달음이
라는 것이 알고 이해하는 지해의 소탕을 의미하는 것인데, 문자 탐닉
은 그 반대 방향인 지해를 증장시키는 길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선종
에 들어왔으면 모름지기 불성을 확연히 밝힐 생각을 해야지 알음알이
의 증장에 힘써서는 안 된다.” 448 라는 성철스님의 지적이 일어나는 지점
이다.
【15-14】 牧牛子曰 荷澤①[神會]은 是知解宗師라 雖未爲曹溪嫡
子나 然이나 悟解高明하고 決擇이 了然하니 密師宗承其旨故로 ②
[此錄中 , 伸而明之, 豁然可見.] 今爲因敎悟心之者하야 除去繁詞
하고 鈔出綱要하야 以爲觀行龜鑑焉하노라
선문정로 목우자牧牛子가 말하였다. “하택荷澤은 지해종사知解宗師인지
라 비록 조계曹溪의 적자嫡子는 되지 못하였으나, 오해悟解가 고명高
明하고 결택決擇이 요연하니 규봉이 그 종지를 계승하였으므로 이제
교敎를 인因하여 심心을 오悟한 자를 위하여 번사繁詞를 제거하고 강
요綱要를 초출鈔出하여 관행觀行의 귀감을 삼게 하노라.
현대어역 나 목우자는 말한다. 하택(신회)은 앎과 이해를 중시하는 지
해종의 선사로서 비록 조계의 적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깨달음과 이
해가 고명하고 결단과 간택이 분명하다. 규봉스님이 그 사상을 계승
하였으므로 [이 『별행록別行錄』에 그것을 서술하고 설명하여 분명하
神會禪師, 不得爲曹溪嫡子者, 以此也.”
448 퇴옹성철(2015), p.340.
제15장 다문지해 · 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