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7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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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마치고는 바로 직접 문을 닫아 버렸다.
3) 그동안 아난은 모든 불법을 사유하며 남은 번뇌를 멸진하고자 하
였다. 그날 밤 좌선을 하고 경행을 하면서 간절하게 도를 구하였다.
아난은 지혜는 많았지만 선정의 힘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바로 도를
얻지 못하였다. [선정과 지혜가 균등해야 빠르게 깨달을 수 있는 것
이다.] 후반야가 지날 무렵 극히 피곤하여 누워서 쉬기로 하였다. 그
런데 누우며 목침을 베려고 하는데 머리가 목침에 채 닿기도 전에
마음이 텅 비워지면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마치 번갯불이 번쩍이
듯, 눈 어두운 이가 길을 보듯 하였다.] 아난이 이와 같이 금강삼매
에 들어 모든 번뇌의 산을 깨뜨리고 3명6신통과 해탈을 얻어 대력
아라한이 되었다. 바로 그날 밤에 승당에 이르러 [승당의 문에 이르
러 문을 두드려 사람을 호출하였다. 대가섭이 물었다. “문을 두드리
는 자 누구인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아난입니다.” 대가섭이 말하
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왔는가?” 아난이] 말하였다. “제가 오늘밤에
모든 번뇌를 멸진할 수 있었습니다.”
[해설] 부처님의 10대 제자에게는 각각 그 뛰어난 성취를 칭송하는
미칭이 헌정된다. 이것은 부처님 생전에 부처님의 법을 효과적으로 학
습하고, 실천하고, 전파하는 데 특별한 성취를 거둔 수행자들에게 주어
진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아난에게 헌정된 다문제일이라는 미칭은 특별
한 존경의 뜻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부처님이 열반한 뒤 다문제일 아
난존자에게 문제가 생긴다.
이 인용문의 출전인 『대지도론』에 의하면 이런 일이 있었다. 가섭은
결집을 위해 뛰어난 아라한들을 모아 놓고 직접 선정에 들어 결집에 부
적합한 제자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아난이 번뇌의 장애를 멸진
제16장 활연누진 · 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