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0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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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말을 기억하는 일을 능사로
삼지 말고 부처님의 마음에 곧바로 합류하는 길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다문지해多聞知解는 사갈蛇蝎같이 미워하고 실증實證에만 노력하여 원
증견성圓證見性하여야 함” 459 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성철스님은 “박학다식한 신수가 일자무식꾼 혜능을 당하지 못한” 460
일 역시 아난의 경우와 동일하다고 보았다. 결국 성철스님에게 중요한
것은 참선을 통한 실참실오이다. 그러므로 참선에 대한 찬양은 끝이 없
다.
물질만능과 더불어 자기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
신을 바로 찾고자 하는 욕구 또한 커져 가고 있는 것이다. 진실한
자기 자신을 찾는 방법은 참선밖에 없다. 461
이처럼 성철스님은 실참실오를 내용으로 하는 참선이야말로 불교의
영원한 생명이며 현대의 제반 문제에 대한 유일한 답안이라 보았던 것
이다.
인용문에 표기한 바와 같이 생략과 추가가 행해졌다. ①은 대가섭이
‘선정에서 일어났다’는 뜻이다. ‘대가섭이 선정에 들어 천안통으로 1천
아라한들을 살펴보고 오직 아난에게 번뇌가 남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는 구절 뒤에 나온 말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선정에 들어가고 선정에
서 나오는 일은 선문에서 비판하는 바이다. 6조의 법을 널리 전하였던
현책스님이 선정을 중시하는 수행자에게 “들어가고 나오는 일이 있다면
459 퇴옹성철(2015), p.358.
460 퇴옹성철(2015), p.359.
461 퇴옹성철(2015),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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