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0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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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과 같이 ‘굳을 견堅’ 자를 ‘더벅머리 수竪’ 자로 바꾸었다. 해당 구절
의 목판본에도 ‘굳을 견堅’으로 되어 있지만 이것은 ‘수竪’ 자의 오자임에
분명하다. 여타 판본에도 ‘견堅’이 ‘수竪’로 되어 있다. 횡설수설은 보통
‘함부로 말한다’는 뜻이지만 선문에서는 언어 표현의 자유를 얻어 틀에
묶이지 않는 솜씨를 얻었다는 뜻으로 쓰인다.
②의 ‘종당宗黨’을 생략하여 ‘삿된 무리와 바른 종사를 구분할 수 있
다’는 뜻을 ‘삿됨과 바름을 분간할 수 있다’로 간단히 표현하였다. 뜻에
는 변화가 없으며 문장의 뜻을 간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조치이다.
【17-2】 ①靈源清이 常謂學者曰 宗門正人難得이니 自離晦堂②
以後로 所見眞正宗師는 惟東山法兄一人而已로다
선문정로 영원청靈源清이 항상 학도자學道者에게 말하였다. 종문에 정
안인正眼人을 얻기가 심난甚難하니 회당선사晦堂先師를 이별한 후로부
터 상견相見한 진정종사眞正宗師는 유독 동산법형東山法兄(오조법연五祖
法演) 일인一人뿐이다.
현대어역 영원유청스님이 항상 수행자들에게 말하였다. 선문에 바른
눈을 갖춘 사람 찾기가 어렵다. 회당 스승님을 떠난 이후 내가 본 진
짜 정안종사는 오직 동산의 법형, 즉 법연스님 한 사람뿐이다.
[해설] 영원스님은 황룡파 회당조심스님의 계승자이다. 그런 그가 다
른 사승관계인 양기파의 동산화상, 그러니까 오조법연스님을 자기의 스
승 다음으로 유일하게 만난 진정한 정안종사라고 인정하고 있다. 자신
이 법을 계승한 황룡파 문하에서는 정안종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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