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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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된다. 영원스님은 법연스님 회상의 초청법좌에 올라 조주스님의 ‘진

             주의 큰 무(鎭州大蘿蔔)’의 공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서 그는
             “그대들 모두 직접 진주鎭州에서 왔다.”고 설법을 끝낸다. 그러자 오조스

             님이 그 손을 잡으며 “원래 한 집안 사람이었군요.”라고 맞장구친다. 영
             원스님은 이 법거량의 인연이 있은 뒤, 법연스님을 최고의 선지식으로

             인정하게 된다. 법연스님은 원오극근 등의 걸출한 제자를 배출하면서
             선문을 양기파 천하로 바꾸는 출발점이 된 정안종사이다. 영원스님의

             판정이 정확했던 것이다.
                성철스님은 돈오선의 선풍을 드날린 몇몇의 종안종사들을 점처럼 찍

             어 보여주기 위해 이 문장을 인용하였다.
                ①의 ‘영원청靈源清’은 원래 ‘청淸’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알기 쉽도

             록 법호를 추가하여 영원유청스님으로 밝힌 것이다.
                ②에서는 ‘후後’를 ‘이후以後’로 바꾸어 표현했다. 이해하기 쉽도록 관

             용적 표현으로 바꾼 것이다.



                【17-3】  ①佛眼이 謂靈源曰 比見都下一尊宿하니 語句似有緣이
                로다 靈源曰 演公은 天下第一等宗師어늘 何故로 捨而事遠遊오

                所謂有緣者는 蓋知解之師라 與公初心相應②[耳]이니라



                선문정로  불안佛眼이 영원靈源에게 말하였다. “도하都下의 일존숙一尊
                宿을 참현參見하니 그 언구가 나에게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영원靈源

                이 말하기를, “연공演公(오조법연五祖法演)은 천하제일등天下第一等의 종
                사宗師이어늘 하고何故로 사리捨離하고 원유遠遊하는고. 소위 인연이

                있다는 자는 대개가 지해사사知解邪師로서 공公의 초심初心에 상응함
                이니라.”




                                                            제17장 정안종사 ·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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