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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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의 ‘불안스님이 영원스님에게 말하였다(佛眼謂靈源曰)’는 구절은 원문
에 없는 것을 추가한 것이다. 핵심 구절을 인용하기 위해 약간의 맥락
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성철스님은 인용문이 독
립된 문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대화가 오간 상황을 간단히
밝히는 문구를 추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②의 ‘이耳’ 자가 생략되었다. 초심, 즉 도를 구하는 최초의 마음은
순수하기는 하지만 추구하는 주체와 대상이 뚜렷한 분별 차원의 일이
다. 인연이 있다는 사람의 가르침은 분별심에 호소하는 것일 뿐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따름(耳)’이라는 한정적 상황을 강조하는 조사를
쓴 것이다. 성철스님은 지해종사知解宗師라는 말만 가지고도 비판적 의
미를 뚜렷이 드러낼 수 있다고 보아 이를 생략한 것 같다.
【17-4】 ①大慧杲云[師云] 老南②會下尊宿을 五祖는 只肯晦堂
과 歸宗③[眞淨]二老而已요 自餘는 皆不肯他也니라
선문정로 대혜종고大慧宗杲가 말했다. “황룡남회하黃龍南會下의 존숙尊
宿들을 오조연五祖演은 다만 회당晦堂과 ④귀종歸宗(진정眞淨) 2인만 긍
정할 뿐이요 그 밖에는 모두 긍정하지 않았다.”
현대어역 대혜종고스님이 말하였다. 혜남 노스님 회하의 고승들 중
오조스님은 회당조심과 진정극문 두 노장을 인정했을 뿐, 그 외에는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해설] 임제종의 극성기에 양기파와 황룡파의 두 종파가 일어난다.
양기파는 이후 동산법연→원오극근→대혜종고로 이어지는 큰 흐름을
제17장 정안종사 · 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