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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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이 ③, ④와 같이 원문의 ‘진정眞淨’을 ‘귀종歸宗’으로 바꾼 것

             은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이 호칭이 마조스님의 법을 이은 귀
             종지상스님과 혼동될 수 있다. 성철스님도 이 점을 고려하여 ③, ④에서

             ‘귀종歸宗(진정眞淨)’과 같이 주석했던 사찰과 법호를 함께 표기하였다.
                ①에서는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다(師云)’를 ‘대혜종고스님이 말씀하셨

             다(大慧杲云)’로 바꾸어 표현하였다. 인용문의 출전인 『종문무고』는 대혜
             스님의 제자인 도겸道謙스님이 편찬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스승님(師)’이 대혜스님을 지칭한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이 짧
             은 인용문으로는 그것을 밝힐 수 없으므로 그 발화자를 직접 드러내어

             보여준 것이다. 인용문이 독립된 문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한 것이기
             도 하다.

                ②에서는 ‘회남 노스님 아래(老南下)’를 ‘회남 노스님 회하(老南會下)’로
             바꾸었다. 회하가 더 명확한 뜻을 전달한다고 보아 윤문의 차원에서

             바꾼 것이다.



                【17-5】  ①大慧杲가 謂敎忠光曰, 今諸方이 浩浩說禪②[者]하되
                ③[見處總如此, 何益於事.] 其楊岐正傳은 三四人而已니라



                선문정로  대혜大慧가 교충敎忠에게 말했다. “지금 제방諸方에서 호호

                浩浩히 선법禪法을 광설廣說하지마는 그 양기楊岐의 정전正傳은 3, 4인
                三四人뿐이다.”



                현대어역  대혜종고스님이 교충미광스님에게 말하였다. “지금 제방에서

                막힘없이 선을 말하는 [자들의] [견처가 모두 이와 같으니 깨달음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양기의 정안을 전해받은 이는 3, 4인뿐이다.”




                                                            제17장 정안종사 ·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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