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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교충미광敎忠彌光스님의 오도인연이다. 그는 대혜스님을 찾아
가 공안참구로 얻은 견처를 말하였지만 인정을 받지 못한다. 교충스님
은 공안에 밝았다. 대혜스님은 그것이 나무의 뿌리는 자르지 않고 가지
를 자르는 일과 같아 크게 죽어보지 못한 경계라고 판정하였다. 그 뒤
의정을 키워 가다가 하루는 입실하여 견처를 점검받는 중에 “네가 또
선을 말하고 있구나. (爾又說禪也.)”라는 말에 크게 깨닫는다.
이 인용문은 이러한 맥락에서 가져온 것이다. 여기에서 선을 말하는
일(說禪)은 삶을 바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 비판된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는데 그저 밥 이야기만 한다면 무슨 소용
이겠느냐는 것이다. 성철스님은 도량을 차리고 설법을 한다고 해서 모
두 정안종사는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이 말을 인용하였다.
①의 ‘대혜종고스님이 교충미광스님에게 말하였다(大慧杲謂敎忠光曰)’는
원문에 없는 것을 성철스님이 추가한 말이다. 인용문을 독립된 문장으
로 만들기 위한 조치이다.
②에서는 ‘자者’ 자를 생략하였다. 이로 인해 ‘막힘없이 선을 말하는
사람들’이라는 원문이 ‘막힘없이 선을 말하지만’으로 바뀌었다.
②의 ‘자者’를 생략한 것은 ③에 표시한 구절을 생략하기 위한 조치
이다. ‘제방에서 막힘없이 선을 말하는 사람들의 견처가 모두 이와 같으
니 깨달음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내용이다. 성철스님은 이것을 생
략하였다. 천하를 주름잡는 양기파의 선사들이라 해도 진정한 정안종
사는 몇 명에 불과하다는 구절만을 드러내기 위한 조치이다.
【17-6】 ①應菴華가 住歸宗日에 大慧在梅陽이러니 有僧이 傳師
垂示語句어늘 慧見之하고 極口稱歎하야 後以偈寄曰 坐斷金輪第
一峯하니 千妖百怪盡潛蹤이라 年來에 又得眞消息하니 報道楊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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