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8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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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의 정맥을 계승했다고 선언했다는 것은 자신의 제자들이 그보다 못
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기도 했다. 응암스님은 대혜스님과 함께 당
시 사람들에게 두 개의 감로문으로 불렸으므로 대중들의 평판 또한 다
르지 않았다.
성철스님은 이에 대해 “불법으로써 인정人情을 팔지 않겠다고 한 대
혜의 진면목이 약동한다.” 469 고 찬탄하였다. 대혜스님은 선종사에 보기
드문 정안종사로서 간화선풍을 드날렸다. 그렇지만 대혜스님에게서는
응암스님 같은 분이 나오지 않았다. 정안종사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를 거듭 보여주고자 하는 인용문이다.
①의 ‘응암화應菴華’를 추가하여 문장을 독립시키고자 하였다.
②의 추대하고 중시한다는 뜻의 ‘귀중歸重’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뜻
의 ‘귀중貴重으로 바꾸었다. 의미상의 큰 차이는 없다.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쉬운 단어로 바꾼 것일 수 있다. 혹 발음이 같아서 옮겨
쓰는 과정에 오기가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
번역문 ③에서는 ‘매양梅陽’을 ‘매양梅楊’으로 잘못 표기했다. 편집상의
오류로 보이며 바로잡아야 한다.
【17-7】 ①黃龍南이 初參慈明하야 聞其②[論多]貶剝諸方하되 而
件件數以爲邪解者가 皆泐潭密付旨訣일새 氣索而歸하니라
선문정로 황룡남黃龍南이 처음으로 자명慈明에게 왕참往參하여 그 제
방諸方을 폄박貶剝함을 들으매, 건건件件이 사해邪解라고 배척하는 것
이 거개擧皆 늑담泐潭이 밀부密付한 지결旨訣이므로 기색氣索하여 귀
469 퇴옹성철(2015),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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