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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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석두스님은 청원행사의 제자이고, 마조스님은 남악회양의 제
자이다. 석두스님은 상황에 따른 언어 표현이 민첩했고, 마조스님은 바
로 가리키는 간명한 설법에 뛰어났다. 두 스님은 당시 석두종과 홍주종
을 형성하며 남종선을 널리 펼쳤다. 그 선풍이 달라 각기 종파를 형성
하기는 했지만 모두 궁극의 종지를 깨달은 선사들이라는 점에서 다르
지 않다. 백장스님은 선종 총림의 창설자라 할 수 있고, 그 계승자인 황
벽스님은 황벽종의 종조로서 후세 임제종을 여는 선구가 된다. 백장스
님은 자신의 제자인 황벽스님이 자신보다 낫다고 인정했지만 실제로는
두 스님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궁극의 차원에 도달한 종사들이었
다. 현사, 암두, 법안, 위산, 앙산, 조산, 동산스님 모두 궁극의 종지를
깨달은 조사들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이들 종사들은 천차만별의 종풍으로 선의 황금시대를 이
끌었다. 문자를 좇는 입장에서는 이들의 다름을 자세하게 논구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깨달은 눈으로 보면 모두 한 집안의 일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설법한 원오스님의 의도가 깨달음의 촉구에 있고, 문장을 인용
한 의도 역시 깨달음의 한길을 보여주는 데 있다고 알아야 한다.
성철스님은 5가의 종풍을 바로 보려면 스스로 진리를 깨달아야 한
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것을 인용하였다.
①과 같이 ‘이러한 등급의 인물들(此等之流)’을 ‘~의 인물들(之流)’로 축
약하였다. 앞에서 이미 인물들을 나열하였으므로 ‘차등此等’이라는 말
에 중복의 느낌이 있다. 이것을 생략한 이유라 할 수 있다.
【18-1-③】 不問雲門下臨濟下하며 ①[曹洞下]法眼下潙仰下하고
大法을 若不明하면 各宗其宗하고 各師其師니라
제18장 현요정편 · 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