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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저절로 갖추어진다. 473
여기에서 악한 생각은 분별망상을 가리키고, 선한 생각은 대무심의
경계를 가리킨다.
한편 성철스님은 ①과 같이 ‘임제하臨濟下에서는 미참하였더니(臨濟下
則故是)’라는 번역문을 제시한다. 시간적 선후 관계가 있지만 담당문준
스님에게 이미 임제선을 공부하였다는 점, 원오스님에게 의지하였을 때
도 이미 대중의 일원이었다는 점 등에 있어서 사실 관계의 충돌이 있
다. ‘즉고시則故是’는 어록체에 자주 나타나는 표현으로 ‘~은(則) 본래(故)
그렇다(是)’는 뜻을 표현한다. 대혜스님에게 공부한 정상명鄭尙明이라는
학사에 대한 다음과 같은 묘사를 보자.
그중에 정상명이라는 선비가 있었는데 극히 총명하여 교학에도 밝
고, 도장道藏에도 밝았으며, 유교는 본래 그러했다(儒教則故是也). 474
한편 『대혜보각선사보설』에는 이것이 ‘고시固是’로 표기되어 있다. ‘원
래 그렇다’, ‘본래 그렇다’는 뜻이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하여 현대어역
에서는 ‘물론이었다’로 옮겼다.
【18-2-①】 隨處作主하고 遇緣卽宗하야 ①[法幢隨處建立.] 展
臨濟三玄戈甲하고 會曹洞五位君臣하야 敲②唱[倡]雙行하며 殺活
473 大慧普覺禪師語錄』(T47, p.887c), “惡念旣不生, 善念常相續. 諸波羅蜜門, 一切
『
自具足.”
474 大慧普覺禪師語錄』(T47, p.885a), “彼中有箇士人鄭尙明, 極聰明教乘也理會得,
『
道藏也理會得, 儒教則故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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