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7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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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임금을 지향하는 것은 편偏의 지위이다. 임금의 입장에서 신하에게
로 나아가면 정正의 지위이다. 임금과 신하의 길이 합하면 겸兼하는 위
치이다. 군신5위설의 핵심은 함께 겸하는 데 있다. 이것을 이 인용문에
서는 회합한다(會)고 표현했다.
인용문은 임제의 3현3요와 조동의 군신5위를 지위와 심천으로 보
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성철스님의 인용
의도도 여기에 있다.
인용문에 표시한 바와 같이 ①이 생략되었다. ‘만나는 곳마다 법의
깃발을 세운다’는 뜻이다. ‘처하는 자리마다 주인공이 되고, 만나는 인
연에 따라 종지를 세운다’는 앞의 구절과 내용상 중복되므로 생략한 것
이다.
②의 ‘장단 맞추고 노래한다’는 ‘고창敲倡’을 ‘고창敲唱’으로 바꾸어 표
현하였다. 같은 뜻이지만 보편적 표현으로 바꾸어 이해를 돕고자 한 것
이다.
【18-2-②】 禪禪이여 曹洞五位와 臨濟三玄이로다 ①[大年三十
夜, 脚踏地頭頂天.]
선문정로 선선禪禪이여, 조동의 5위五位와 임제의 3현三玄이로다.
현대어역 선, 선이라. 조동의 군신5위와 임제의 3현3요라네. [납월
30일, 발로 땅을 밟고 머리로 하늘을 받친다네.]
[해설] 응암담화스님은 임제종의 정맥을 잇는 송대의 선사로서 천하
의 명산에 두루 주석하면서 임제선을 펼쳤다. 특히 마지막에 주석한 천
제18장 현요정편 · 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