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8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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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天童山 경덕선사景德禪寺에서 교화하던 시기에 도를 묻는 수행자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천동응담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인용문은 천동산의 상당법문에서 가져왔다. 응암스님에게 영향을
받은 것이겠지만 그 이후의 선사들에게 선선禪禪, 도도道道, 불불佛佛 등
과 같이 선문의 거룩한 단어를 반복하는 것으로 법문을 시작하는 경우
가 여럿 발견된다. 이렇게 시작되는 법문은 대체로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거나 그것을 특별한 무엇으로 생각하는 관념을 깨뜨리
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의 두 경우를 보자.
도, 도, 도라. 붉은 화로 위의 한 가닥 풀이로다. 선, 선, 선이라. 강
에는 모두가 나무배로다. 475
선, 선, 선이라.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도, 도,
도라. 성루의 북이 5경(새벽 3시~5시)을 알리면 황금빛 닭이 운다. 476
앞의 법문은 선과 도를 한마디로 정의하고자 하고, 뒤의 경우는 특
별함을 기대하는 관념을 타파하고자 한다. 응암스님의 설법은 두 경우
를 겸하고 있다. 먼저 3현3요와 조동5위를 말하여 한마디로 정리하고,
다음으로 변함없이 발로 땅을 밟고 머리로 하늘을 받치는 평범한 도리
를 피력했다.
인용문은 그중 앞의 문단만 가져오고 ①로 표시한 부분은 생략하였
『
475 楚石梵琦禪師語錄』(X71, p.630b), “道道道, 紅爐 上一莖草. 禪禪禪, 河裏盡
是木頭船.”
『
476 善一純禪師語錄』(J39, p.904), “禪禪禪, 饑來喫飯困來眠. 道道道, 城樓五鼓金
雞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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