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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3현3요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앞에서
통용되는 해석을 예로 들었지만 또한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다. 체중현,
구중현, 현중현으로 해설한 고탑주스님의 분별에 선사들의 꾸짖는 소
리가 모여드는 것은 이러한 해석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3현3요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스스로 그러한 언어를 내는 무위
진인의 입장이 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선사들은 3현3요에 대
한 설명을 언어도단의 방식으로 표현하거나 아예 화두로 제시한다. 예
를 들어 분주무덕스님의 다음과 같은 언어도단형 표현이 있다.
“제1현은 무엇인가?” 스님이 답하였다. “부처님이 가섭에게 친히 부
촉하기 전이다.” “제2현은 무엇인가?” 스님이 답하였다. “모양을 끊
고 말을 떠난 설명이다.” “제3현은 무엇인가?” 스님이 답하였다. “밝
은 거울의 비춤은 치우침이 없다.” 480
법신, 보신, 화신을 따로 떼어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선의 실천을 이
끄는 3현3요의 언어 또한 단계별로 분리하여 말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
다. 부처님은 평생을 설법하였지만 한마디도 설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실상과 방편, 눈뜸과 활용이 함께 하는 살아 있는 언어의 현장만이 있
었기 때문이다. 성철스님은 특히 3현3요를 지위로 설명한 백파스님의
견해를 배격한다. 그래서 분별을 내려놓은 깨달음의 자리에서 그 현장
을 바로 가리키는 문장들을 인용하고 있는 것이다.
【18-4-②】 一句中에 有三玄三要하야 賓主歷然하면 平生事辦
『
480 汾陽無德禪師語錄』(T47, p.603b), “如何是第一玄, 師云, 親囑飲光前。如何是第二
玄, 師云, 絕相離言詮. 如何是第三玄, 師云, 明鑒照無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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