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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좌단坐斷하도다.
현대어역 3현3요의 길을 활짝 열어젖혀 수미산 제일봉을 점거한다.
[해설] 활짝 열어젖힌다는 말은 3이라는 숫자에 매달리는 분별을 내
려놓고 그것이 서로 다르지 않은 삼위일체의 자리에 도달했다는 뜻이
다. 그 길이 3이 되었든 9가 되었든 모두 통하므로 활개치고 다니는 경
계가 임제종의 종사가 할 일이라는 뜻이다. 수미산 제일봉에 높이 앉으
면 우주법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앞뒤의 구절이 모두 일체종지를 구현
한 안목을 가리키고 있다.
①에서 원문의 ‘3요3현三要三玄’을 ‘3현3요三玄三要’로 순서를 바꾸어
표현했다. 대혜스님이 3현과 3요의 순서를 바꾼 것은 그것이 논리적 선
후 관계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큰길을 활짝 열어젖히
는 일이 이미 3에 대한 분별을 모두 내려놓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래
서 성철스님은 이것을 다시 익숙한 표현으로 바꾼 것이다.
【18-5-①】 僧問五祖하되 如何是佛고 祖云露胸跣足이니라 如何
是法고 云大赦不放이니라 如何是僧고 云釣漁船上謝三郎이라하니
①[師云] 此三轉語에 一轉이 具三玄三要와 四料簡②[揀]四賓主와
洞山五位와 雲門三句니라
선문정로 승僧이 오조법연五祖法演에게 묻기를, “여하시불如何是佛고.”
조운祖云, “노흉露胸하고 선족跣足이니라.” “여하시법如何是法고.” 조운
祖云, “대사大赦하되 불방不放이니라.” “여하시승如何是僧고.” 조운祖云,
“조어선상釣魚船上의 사삼랑謝三郎이니라.” 하니, 차3전어此三轉語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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