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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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486 만을 바란다는 것이다.
【18-5-④】 狗子還有佛性也無아 只遮無字는 是三玄三要之戈
甲이요 四賓四主之喉衿이니라
선문정로 구자狗子가 불성佛性이 있는가 없는가. 다못 이 무자無字는 3
현3요의 과갑戈甲이요, 4빈4주四賓四主의 후금喉衿이니라.
현대어역 개에게 불성이 있는가 없는가? 오로지 이 무자無字는 3현3
요의 창과 방패이며, 4빈주의 목이고 옷깃이다.
[해설] 설암스님은 본격 수행에 들어간 뒤 개에게 불성이 없다는 조주
의 무자화두를 평생의 과제로 삼았다. 심지어 조동종의 묵조선을 할 때
에도 무자화두를 들었다. 그때 당시에는 잡념이 일어날 때 무자를 들어
잡념이 사라지면 다시 묵조선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썼다고 한다. 설암
스님은 이후 묵조선의 특징적 함정인 혼침에 빠져 수행이 벽에 부딪치게
된다. 그리고 그때 수修상좌라는 선배에게 장군처럼 무자화두를 드는 법
을 배워 혼침을 물리친다. 이후 경산무준스님에게 깨달아 법을 이었다.
위 인용문은 어떠한 지해의 작용도 일으키는 일 없이 목숨을 걸고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화두참구의 길을 제시한다. 여기에서는 무자화
두를 3현3요, 4빈4주와 동일한 것으로 말하고 있다. 무자화두로 깨달
은 입장에서 모든 종사의 종취가 이 화두 하나에 모여 있음을 확인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486 퇴옹성철(2015), p.388.
제18장 현요정편 · 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