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2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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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세존의 네 번째       492  청정하고 밝은 가르침을 완전히 따르는 일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대망어를 단멸하지 않는다면 마치 똥을 조각하여 전단의 형상을

               만들어 놓고 향기가 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
               다. 나는 비구들에게 가르친다. 곧바른 마음이 도를 닦는 마당이다.

               움직이고, 멈추고, 앉고, 눕는 일체의 행위에 허망한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스스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빈천한 사람이 자기가 왕이라고 거짓말을 하다가 스스로 죽
               음을 자초하는 일과 같다. 더구나 어떻게 진리의 법왕이라고 망녕되

               게 사칭할 수 있겠는가?



            [해설]  『능엄경』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
            이 수행의 생명을 끊는 독화살과 같다는 것이다. 성철스님은 이를 통해

            “오매일여하며 내외명철하고 무념무생하며 상적상조하는 구경무심을 철
            증徹證하기 이전에는 득도라 견성이라고 할 수는 절대로 없다.”                      493 는 점

            을 강조한다. 『선문정로』의 맥락으로 보자면 닦음을 필요로 하는 돈오
            점수는 허명虛名과 부리浮利를 추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말

            이 성립한다.
               인용문의 핵심은 대망어의 죄업을 드러내는 데 있다. 보통 죄업에는

            열 가지가 있다. 몸으로 짓는 악업이 셋, 마음으로 짓는 악업이 셋, 입




                『
             492   능엄경』에서는 부처의 청정하고 밝은 가르침을 완전히 수행하는 일(決定清淨明
                誨)을 네 가지로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음행하는 마음의 단멸, 두 번째는 살생하는
                마음의 단멸, 세 번째는 도둑질하는 마음의 단멸이다. 『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
                諸菩薩萬行首楞嚴經』(T19, pp.131c-132c).
             493   퇴옹성철(2015),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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