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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성취하였다. 왜냐하면 불성이 있기 때문이다. 불성이 있으면 반
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게 된다. 이러한 인연으로 나는
지금 이미 깨달음을 성취하였다.” 이 사람이 바라이죄를 범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불성이 있다 해도 여러 좋은 방편을
닦고 익히지 않으면 그것을 드러내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드러내
어 보지 못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수 없다. 494
인용문에 보이는 패다라 나무(多羅木)는 그 잎을 종이로 활용하는 나
무이다. 인도에서는 이 나무에 경전을 기록하였으므로 불경을 패엽경이
라고도 부른다. 수십 미터를 자라는 이 나무는 가벼운 칼질에도 바로
고사해 버리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부처 씨앗의 소멸을 패다라
나무를 자르는 일에 비유한 것이다.
인용문에 표시한 것처럼 축약, 대체, 생략이 행해졌다. ①은 ‘세계의
6도중생’을 ‘세계의 중생’으로 축약한 것이다. 중생은 곧 6도중생을 가
리키는 말이므로 뜻의 변화는 없다. 성철스님의 입장에서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대상은 사바세계의 중생이다. 그런 의도로 축약이 행
해진 것으로 보인다.
②는 ‘삼마제三摩提’를 ‘삼마지三摩地’로 바꾸어 표현한 것이다. 출전이
되는 『능엄경』 내에서도 두 표현을 혼용하고 있다. 표현의 통일성을 기
한다는 차원에서 바꾼 것이다.
③에서는 ‘수다원과,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도, 벽지불승, 10지
494 『大般涅槃經』(T12, p.405b), “若有說言, 我已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 何以故,
以有佛性故. 有佛性者, 必定當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以是因緣, 我今已得成就
菩提. 當知是人, 則名爲犯波羅夷罪. 何以故, 雖有佛性, 以未修習諸善方便, 是故
未見, 以未見故, 不能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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