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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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자처하는 일은 금물이라는 문장이 따라붙기는 한다. 그렇지만 어

             떻게 보아도 부처 씨앗의 소멸을 경계한다는 장의 취지와 약간의 어긋
             남이 있다. 그래서 다시 중봉스님의 경책과 격려가 담긴 전체 문맥을 보

             면 견성성불하지 못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성철스님은 바
             로 이 점을 의식하여 이 문장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성철스님

             은 대부분 인용문을 원래의 문맥에서 떼어내어 독립된 문장으로 만들
             고자 한다. 이것은 그 반대의 경우에 해당한다.

                ①과 같이 ‘진眞’→‘실實’의 변환이 일어났다. 어느 글자를 써도 ‘진실한
             참구와 실질적인 깨달음’이라는 뜻이 된다. 다만 원문에서는 ‘진참실오眞

             參實悟’와 같이 ‘진眞’과 ‘실實’로 글자를 바꿔서 그 각인 효과를 높이고자
             한 것이고, 성철스님은 일체의 수사학적 고려를 내려놓고 정확한 의미

             만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실참실오實參實悟’로 바꾼 것이다.



                【19-6】  苟無其實則不異離形而論影하며 捨粟帛而議衣食이니 言
                說愈多而實效愈遠①[矣]이요 心機愈密而大用이 愈乖②[矣]요 攀

                緣愈熾而正因이 愈廢矣니라 使函③[亟]棄之하면 猶有可禦之方이
                어니와 或流而忘返則 不至泥犁면 不已也니라



                선문정로  만일에 실지實地로 오달悟達함이 없으면 형체를 사리捨離하

                고 영상影像을 논의하며 속백粟帛을 기사棄捨하고 의식衣食을 논의함
                과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언어설명이 수다數多할수록 그 실효는 더

                욱더 요원遙遠하고, 심식기능心識機能이 세밀할수록 그 대용大用은 더
                욱더 괴려乖戾하며, 반연攀緣이 치성할수록 그 정인正因은 더욱더 황

                폐된다. 조속히 이것을 버리면 오히려 방어하는 방법이 되지마는 혹
                유거流去하여 돌아옴을 망각하면 지옥에 지도至到하지 않고는 그치




                                                            제19장 소멸불종 ·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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