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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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의 ①로 표시한 바와 같이 ‘중(衆)’ 자가 생략되었다. ‘중승衆僧’

            은 승가 대중을 의미하는 관용적 표현이다. 불법승이라는 표현이 더 널
            리 쓰인다는 점을 고려한 생략이다.



               【2-2】  一切衆生이 悉有佛性이언마는 ①[卽是我義, 如是我義,

               從本已來,] 常爲無量煩惱所覆②[是]故로 ③[衆生]不能得見이니라


               선문정로  일체중생이 그 누구를 막론하고 평등하게 불성을 구유具有
               하고 있건마는, 항상 한량이 없는 번뇌망상이 개복盖覆한 고로 능히

               그 불성을 볼 수 없느니라.



               현대어역  모든 중생에게 다 불성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진정한 나이
               다. 이와 같은 진정한 나는 처음부터] 항상 한량없는 번뇌에 덮여 있

               다. 그래서 [중생들이] 불성을 볼 수 없는 것이다.



            [해설]  『대열반경』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초기불교에서는 모든 존재는
            영원하지 않고(無常), 괴롭고(苦), 나라는 실체가 따로 없다(無我)고 설했

            다. 이 3법인은 불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표어였다. 그런데 『대열반경』
            에서는 그것을 뒤집어 상락아정의 열반4덕을 설한다. 3법인과 열반4덕

            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둘은 본성과 현상, 본체와
            작용의 관계처럼 상호 통일되어 있다. 인용문의 출처인 「여래성품」은 3

            법인의 자아 부정(無我)에서 열반4덕의 불성 긍정(我義)으로 나아가게 된
            다는 점을 설하는 장이다.

               교리적으로 큰 간극을 뛰어넘는 문제였으므로 그 논의 전개가 정치
            하다. 무엇보다도 아트만과 불성의 차이점, 무아설와 진아론의 모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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