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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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비밀장인 대열반의 모습을 비유한 것이다. 이것이 밝고, 청정하

             며, 둥근 구슬의 비유와 중복되므로 생략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 형
             상적 비유를 자기식으로 이해하여 스스로 알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으

             므로 이를 생략하였다. 이처럼 형상적 비유의 생략은 성철스님 문장 인
             용의 주된 특징으로서 실참실오가 아닌 지해적 차원의 접근을 차단하

             기 위한 조치에 해당한다.
                한편 실참실오론은 간접성을 타기하고 직접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

             을 강조한다. 【4-10】 등에서는 『대열반경』의 문장을 인용하여 불성을
             간접적으로 들어서 보는 일(聞見)과 눈으로 직접 보는 일(眼見)의 차별성

             을 말한다. 10지보살은 간접적으로 들어서 알고, 제불여래는 눈으로 직
             접 본다는 것이다.




                諸佛如來와 十住菩薩은 眼見佛性이요 [復有聞見. 一切衆生,] 乃
                至九地는 聞見佛性이니라            28



                제불여래와 10지보살이 불성을 눈으로 직접 보아 확인하는 차원(眼
             見)이라면, 모든 중생이나 9지보살에 이르기까지는 불성을 귀로 듣고

             이해하는 차원(聞見)임을 밝히는 문장이다. 오직 부처만이 두 눈으로 분
             명하게 불성을 볼 수 있으며, 그 이전은 모두 명료하지 못하거나 아직

             확인하지 못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음을 밝히기 위해 이 문장을 인용하
             였다.

                성철스님은 이 인용문의 문견聞見의 구절을 “9지九地에 이르기까지는


                 다. ∴ 혹은 ∵ 등으로 그려지지만 핵심은 세 점을 함께 담는 수직, 수평의 선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
              28   大般涅槃經』(T12, p.528a); 퇴옹성철(2015),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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