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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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대비하고자 한 것이다.
다만 성철스님은 10지보살이 부처와 마찬가지로 눈으로 직접 보
는 차원에 있다는 이 문장을 제한적으로 인정한다. 원래 『대열반경』에
는 안견眼見, 문견聞見과 관련하여 모순된 내용이 발견된다. 즉 바로 앞
【4-9】의 인용문에 보인 것처럼 부처는 안견眼見이므로 명료하고, 10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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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은 문견聞見이므로 명료하지 못하다 고 정의해 놓고, 다시 이 인
용문과 같이 10지보살은 제불여래와 마찬가지로 안견眼見한다는 문장
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隋의 관정灌頂스님은 이 모순을 인식하여
10지보살이 문견聞見과 안견眼見의 차원에 걸쳐 있고 오직 부처만이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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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 확인하는 안견眼見의 경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청량스님은 10지 초지 이전의 보살은 문견聞見하고,
초지 이후의 보살은 안견眼見한다고 보았다. 그 설이 일정하지 않은 것
이다.
성철스님은 그래서 【4-10】에 10지의 안견眼見이 철저하지 않음을 밝
히는 문장을 함께 인용한다. “10지는 양안兩眼으로 보나 명료하지 못하
고, 여래의 불안佛眼이라사 요요명명了了明明히 궁진窮盡한다.” 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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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련의 문장 인용을 통해 성철스님은 10지보살과 제불세존이 연
속의 관계가 아니라 극복과 단절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성철스님이 보살의 지위를 말하는 문장을 인용하는 것은 그 극
복과 단절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서이다. 어떤 성취가 있을 때 그것
『
30 大般涅槃經』(T12, p.772b), “諸佛世尊眼見佛性, 如於掌中觀阿摩勒. 十住菩薩聞
見佛性, 故不了了.”
31 大般涅槃經疏』(T38, p.181a), “此中應作四句, 第十住亦聞見亦眼見, 九地已下但
『
有聞見, 佛地但有眼.”
32 大方廣佛華嚴經隨疏演義鈔』(T36, p.644c); 퇴옹성철(2015), p.85.
『
부록 - 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