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7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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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이것을 확실하게 벗어났는지 분명하게 판
단할 수 있는 것이다. 성철스님이 굳이 내외명철을 깨달음의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이러한 구체적 점검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
까! 성철스님은 강설을 통해 오매일여와 마찬가지로 “내외명철은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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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견성한 이가 아니면 알 수 없다.” 고 하여 그것이 실제 체험의 경계
임을 강조한다.
이렇게 볼 때 오매일여-그것은 숙면일여이다-에 도달하여 그것을
투과한 실제 체험이 있었는가 하는 것이 수행에 대한 점검의 기준이라
면 내외명철은 깨달음에 대한 점검의 기준이 된다. 나아가 오매일여에
머물지 않고 확연히 깨칠 때 나타나는 것이 내외명철의 경계이므로 이
것은 최종 점검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Ⅳ. 구경무심론, 성철선의 제3종지
『선문정로』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제 의식은 구경무심론이다. 그래
서 구경무심론은 성철선의 제3종지가 된다. 성철스님은 유식학의 논의
를 적극 활용하여 그 수증론을 피력하는데, 그것은 마음의 구조에 대
한 정치한 이론을 구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세 가지의 미세한 번뇌,
그중에서도 근본무명이 일어나는 현장인 아뢰야식으로부터의 벗어남
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그것은 무심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한정하
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성철스님이 보기에 일반적으로 6추 번뇌가 소멸
40 퇴옹성철(2015), p.239.
부록 - 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