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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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은 이것을 제8마계라 부른다. 제8마계는 동산수초스님이
썼던 용어인데, 성철스님은 제8아뢰야식에 머무는 일의 위험성을 강조
하기 위해 이 말을 자주 사용한다. “오매에 일여한 8지 이상의 자재보
살위도 수행인을 매몰시키는 마구니의 경계, 귀신의 소굴이므로 여기
서 다시 용맹심을 일으켜 근본무명을 끊고 진정한 무심을 깨달아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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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는 것이다. 성철스님은 번뇌를 분별의식으로 규정하고 그 분별이
일어나는 뿌리인 아뢰야식의 타파라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인용문에
개입한다. 다음 【4-3】의 인용문을 보자.
是諸衆生이 爲無量[億諸]煩惱[等]之所覆蔽하야 不識佛性하나니
若盡煩惱爾時엔 乃得證知明了了 하야 如彼力士가 於明鏡中에 見
其寶珠니라 51
번뇌망상에 가려 불성을 모르다가 번뇌가 다하면 밝은 지혜를 얻어
거울을 보듯 분명하게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번뇌의 멸진이란 무엇인
가? 원래의 문장에서는 탐욕(貪婬), 분노(瞋恚), 어리석음(愚癡)의 번뇌 52
로 인해 불성을 보지 못한다고 되어 있다. 성철스님은 제반 번뇌의 멸
진을 3세의 멸진으로 요약해 버린다. 원래 문맥에서는 번뇌의 종류를
말하는 데 비해, 성철스님은 번뇌의 뿌리를 말하는 것이다. 10지성인의
분증도 미세지해에 속하므로 견성이 아니라고 배제 하는 성철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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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퇴옹성철(2015), p.234.
『
51 大般涅槃經』(T12, 649b); 퇴옹성철(2015), p.78.
『
52 大般涅槃經』(T12, p.408a), “雖有佛性皆不能見, 而爲貪婬瞋恚愚癡之所覆蔽故.”;
『大般涅槃經』(T12, p.408b), “貪婬瞋恚愚癡覆心不知佛性.”
53 제성諸聖의 분증도 미세지해微細知解에 속하여 견성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추
호의 지해가 잔류하여도 증오치 못하고 일체의 지견해회知見解會가 철저히 탕진
부록 - 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