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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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一衆生而不具有如來智慧언마는 但爲以妄想顛倒執著而不證
                得하나니 若離妄想하면 一切[智]自然智와 無礙智가 卽得現前하느
                니라  55



                일체중생이 예외 없이 여래의 지혜를 갖추고 있지만 망상과 집착으

             로 이것을 알지 못하므로 망상을 떠나기만 하면 여래의 지혜가 즉시 현
             전한다는 문장이다. 여래는 이러한 중생의 실상을 잘 알아 바른 가르침

             을 베풀어 스스로 갖추고 있으며 부처와 다를 바 없는 지혜를 증득하
             도록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 원문의 문맥이다.

                『화엄경』에서는 여래의 지혜가 갖는 특성을 열 가지의 비유로 설명한
             다. 그러니까 여래의 지혜는 ①스스로 존재하는 허공과 같고, ②증감이

             없고, ③모든 땅을 받치는 물과 같고, ④모든 보물을 내는 보주와 같
             고, ⑤모든 시내를 받아들여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바다와 같고, ⑥3계

             를 포용하는 허공과 같고, ⑦모든 나무의 뿌리와 줄기를 키우는 나무
             의 왕(藥王樹)과 같고, ⑧모든 것을 태우는 불과 같고, ⑨모든 것을 소멸

             시키기도 하고 보호하기도 하는 바람과 같으며, ⑩세계와 동일한 크기
             로 모든 지혜를 담고 있는 경전을 가리고 있는 먼지를 떨어내는 청정한

             천안을 가진 사람과 같다는 것 이다.
                                         56
                인용문은 이 중 여래지혜의 편재성을 말하는 열 번째 문장에서 가져

             왔다. 이에 의하면 우주법계와 동일한 크기를 갖는 일체의 지혜를 담은
             책이 있지만 먼지에 덮여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먼지만 제거

             한다면 우주법계의 모든 현장이 그대로 지혜가 드러나는 현장이 된다.




                 『
              55   大方廣佛華嚴經』(T10, 272c); 퇴옹성철(2015), p.83.
              56   大方廣佛華嚴經』(T10, pp.271a-272c).
                 『


                                           부록 - 성철선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시론 · 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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